유치원에서 아이들과 하루를 보내다 보면 크고 작은 실수들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저는 아이가 실수했을 때 무조건 대신 해결해주기보다, 상황에 따라 기다려주고 다시 해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교사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유아가 실수 했을때 교사가 어떤 방향으로 도와주면 좋을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위험한 상황에서는 교사가 먼저 도와줍니다
아이들이 생활하다 보면 스스로 해결해볼 수 있는 실수도 있지만, 교사가 바로 개입해야 하는 순간도 있습니다. 가장 먼저 살펴야 하는 것은 아이의 안전입니다. 위험한 상황에서는 아이가 스스로 깨닫기를 기다리기보다 교사가 먼저 행동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놀이를 하다가 친구와 부딪힐 정도로 빠르게 뛰고 있거나, 놀이기구를 안전하지 않은 방법으로 이용하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친구와 장난을 하다가 서로 밀거나 당기는 상황이 생기기도 하고, 교실 안에서 위험한 물건을 가지고 장난하는 모습이 보일 때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조심해"라고 멀리서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교사가 아이에게 가까이 가서 행동을 멈추도록 하고, 우선 안전한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다음에는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살펴봅니다. "그러면 안 돼."라고 끝내기보다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상황을 설명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친구가 바로 앞에 있어서 부딪힐 수 있었어."
"여기에서는 뛰면 넘어질 수 있으니까 걸어야 해."
이처럼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주면 아이는 자신이 왜 행동을 멈춰야 했는지 이해하기 쉽습니다.
유아는 아직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충분히 예상하기 어려운 시기입니다. 재미있는 놀이에 집중하다 보면 주변을 살피지 못하기도 하고, 친구와 함께 신나게 놀다가 행동이 커지기도 합니다.
따라서 같은 안전지도를 반복해서 한다고 해서 아이가 일부러 교사의 말을 듣지 않는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유아에게는 반복해서 경험하고 배우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저는 아이를 기다려주는 것이 중요하지만, 안전과 관련된 상황에서는 기다림보다 즉각적인 도움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교사가 위험한 순간에 적절하게 개입해주는 것은 아이의 자율성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안전한 환경 안에서 다시 배우고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과정입니다.
결국 교사는 아이가 혼자 해결할 수 있는 상황과 어른의 도움이 꼭 필요한 상황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언제 기다리고 언제 바로 도와줄 것인지 판단하는 것 역시 유치원 교사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수했을 때는 "괜찮아"라고 먼저 이야기합니다
아이들이 실수했을 때 제가 먼저 해주는 말은 "괜찮아."인 경우가 많습니다.
유치원에서는 정말 다양한 실수가 일어납니다. 물을 쏟기도 하고, 그림을 그리다가 종이를 찢기도 합니다. 블록을 열심히 쌓았는데 한순간에 무너질 때도 있고, 친구와 놀이하다가 서로의 마음이 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른에게는 작은 실수처럼 보이는 일도 아이에게는 당황스럽고 속상한 일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다른 친구들이 보고 있는 상황이라면 창피한 마음까지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럴 때 교사가 가장 먼저 "왜 그랬어?"라고 묻거나 잘못한 점부터 이야기하면 아이는 자신의 실수를 해결하기보다 혼날까 봐 걱정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먼저 "괜찮아."라고 이야기해줍니다.
그렇다고 해서 "괜찮아"라는 말이 실수를 그냥 넘어간다는 뜻은 아닙니다. 아이의 마음을 먼저 편안하게 해준 뒤, 지금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함께 살펴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물을 쏟았다면 "괜찮아. 물이 쏟아졌네."라고 말해줍니다. 그리고 "그럼 지금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고 이야기합니다.
아이가 "닦아야 해요."라고 대답한다면 함께 필요한 것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면 교사가 방법을 알려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아이는 물을 쏟았다는 실수만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실수가 생겼을 때 어떻게 해결하는지도 경험하게 됩니다.
저는 아이에게 실수하지 않는 방법만 가르치는 것보다 실수했을 때 다시 해결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수는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습니다. 유아기에는 아직 많은 것을 배우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실수의 횟수도 자연스럽게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교사가 실수할 때마다 크게 반응한다면 아이는 다음에 실수했을 때 숨기려고 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교사가 차분하게 상황을 받아주면 아이는 자신의 행동을 인정하고 다시 해결해보려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괜찮아."라는 말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아이에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수한 순간 아이의 마음을 먼저 살펴주고, 그다음에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함께 생각해보는 것. 저는 이것이 유아를 지도할 때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면 기다려주고 다시 해보게 합니다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교사가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것 중 하나는 "지금 내가 도와줘야 할까, 아니면 조금 더 기다려줘야 할까?"라는 부분입니다.
아이를 도와주는 것은 쉬운 일입니다. 아이가 어려워하는 것을 교사가 대신 해주면 문제는 금방 해결됩니다. 하지만 아이가 스스로 해볼 수 있는 상황에서도 교사가 먼저 해결해버리면 아이가 생각하고 시도할 기회를 잃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위험한 상황이 아니라면 저는 아이가 스스로 해결해볼 수 있도록 조금 기다려주는 편입니다.
예를 들어 블록을 쌓다가 무너진 경우 바로 다시 만들어주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면 다시 만들 수 있을까?"
하고 아이가 생각해볼 수 있도록 이야기합니다.
가위질이 잘되지 않는 아이에게도 교사가 대신 잘라주는 것보다 아이가 다시 시도할 수 있도록 기다려줄 수 있습니다. 신발을 신다가 잘되지 않는 경우에도 바로 교사가 신겨주기보다 아이가 먼저 해볼 수 있도록 시간을 줍니다.
물론 기다린다는 것이 아이에게 모든 것을 혼자 하도록 맡긴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아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어려워한다면 교사가 정확하게 방법을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 부분을 먼저 잡아볼까?"
"이번에는 반대쪽으로 돌려보면 어떨까?"
"물이 쏟아졌으니까 먼저 휴지를 가져와보자."
이처럼 아이가 다시 시도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것입니다.
저는 아이가 실수했을 때 "다시 해봐."라고만 이야기하는 것보다 무엇을 어떻게 다시 해볼 수 있는지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도움을 주되, 마지막 해결 과정까지 교사가 대신하지 않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아이가 혼자 해결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몇 번의 경험이 쌓이면 어느 순간부터 스스로 방법을 찾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때 아이의 표정은 처음과 많이 다릅니다. 교사가 해결해준 것보다 자신이 직접 해결했을 때 더 뿌듯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유아의 자율성은 "혼자서 모든 것을 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직접 시도해보고, 어려울 때 적절한 도움을 받고, 다시 시도하면서 조금씩 스스로 할 수 있는 범위를 넓혀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가 실수했을 때 무조건 빨리 해결해주려고 하지 않습니다.
먼저 안전한 상황인지 살펴보고, 위험하지 않다면 아이가 생각할 시간을 줍니다. 필요한 경우 정확하게 방법을 알려주고, 다시 해볼 수 있도록 기다려줍니다.
아이에게 실수는 끝나는 일이 아니라 다시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아에게 실수는 성장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만나는 경험입니다. 중요한 것은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실수했을 때 어떻게 다시 해보는지를 배우는 것입니다.
위험한 상황에서는 교사가 먼저 안전하게 도와주고,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는 "괜찮아."라고 마음을 안정시킨 뒤 아이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것.
그리고 아이가 다시 해볼 수 있도록 정확하게 이야기해주고 필요한 만큼만 도움을 주는 것.
저는 이런 작은 경험들이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힘을 키워준다고 생각합니다. 유치원에서의 실수 하나도 아이에게는 또 하나의 배움이 될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