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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의 창의성은 어떻게 발달할까요? 누리과정에서 다시 생각해 본 창의성

by 아이교육또또쌤 2026. 8. 31.

유아교육을 공부하면서 임용시험을 준비했던 시절이 있습니다. 그때는 누리과정 고시문을 정말 많이 보며 시험에 나올 내용을 외우고 또 외웠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에는 문장의 의미보다 정확하게 암기하는 데 더 집중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만나고 생활하다 보니, 예전에 공부했던 누리과정의 내용이 조금 다르게 보일 때가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놀이하는 모습을 보면 ‘창의적인 사람’이라는 누리과정의 인간상이 특별한 능력을 가진 아이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2019 개정 누리과정은 유아·놀이중심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유아가 호기심과 탐구심을 가지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임용시험을 준비하며 수없이 읽었던 누리과정을 지금의 유치원 현장에서 다시 바라보면서, 유아의 창의성은 놀이와 독서 속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부모와 교사는 어떻게 지원할 수 있는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유아의 창의성은 어떻게 발달할까요? 누리과정에서 다시 생각해 본 창의성
유아의 창의성은 어떻게 발달할까요? 누리과정에서 다시 생각해 본 창의성

유아의 창의성은 특별한 재능보다 ‘다르게 생각해 보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창의적인 아이라고 하면 어떤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그림을 아주 독특하게 그리는 아이일 수도 있고, 만들기를 잘하는 아이일 수도 있습니다. 다른 친구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아이를 떠올릴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모습도 창의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하지만 유아기의 창의성을 꼭 특별한 재능으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유아의 창의성은 아주 평범한 일상에서도 나타납니다.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보다 보면 재미있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어른이 보기에는 그냥 블록 하나를 들고 있는 것 같은데 아이에게 물어보면 “이건 소방차야.”라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조금 전까지는 집을 만들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그 집이 병원이 되기도 합니다.

“선생님, 여기 아기가 아파서 병원에 왔어요.”

아이에게는 블록 몇 개가 병원이 되고 작은 인형 하나가 환자가 됩니다. 그러다 다른 친구가 놀이에 참여하면서 의사가 생기고, 접수하는 사람도 생기고, 병원에서 지켜야 할 규칙까지 만들어집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블록 놀이였는데 아이들의 생각이 더해지면서 전혀 다른 놀이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2019 개정 누리과정에서는 ‘창의적인 사람’을 인간상의 하나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누리과정의 목표에서는 유아가 호기심과 탐구심을 가지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기르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임용시험을 준비할 때 이 문장을 얼마나 많이 봤는지 모릅니다. 그때는 정확한 문장을 기억하려고 반복해서 읽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나고 나니 그 문장이 조금 다르게 느껴집니다.

아이들이 놀이 속에서 보이는 수많은 ‘왜?’와 ‘이렇게 하면 어떨까?’가 바로 그런 경험과 연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종이 한 장을 아이에게 주었다고 해보겠습니다.

어른이 생각하기에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는 종이를 접어서 모자를 만들 수도 있고, 돌돌 말아서 망원경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여러 장을 이어 붙여 긴 길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정해진 답이 없기 때문에 아이가 생각하는 만큼 여러 가지 방법이 나올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결과물이 가장 예쁜가가 아닙니다.

“누가 제일 잘 만들었지?”

“선생님이 보여준 것과 똑같이 만들었네.”

이런 식으로 결과를 비교하기보다는 아이가 어떤 생각으로 그렇게 만들었는지 들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건 뭐야?”

“왜 이렇게 만들었어?”

“그다음에는 어떻게 될까?”

이런 질문 하나에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기 시작합니다.

물론 아이의 대답이 어른이 생각하는 정답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유아기에는 완성된 지식을 많이 갖는 것만큼 자신이 궁금한 것을 생각해보고 표현해 보는 경험도 중요합니다.

아이의 엉뚱한 생각을 무조건 바로잡기보다 “그렇게 생각했구나.” 하고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자신의 생각을 계속 표현해 볼 수 있습니다.

유아의 창의성을 이야기할 때 저는 ‘잘하는 아이’보다 ‘자신의 방법을 시도하는 아이’를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친구와 다른 방법으로 블록을 쌓아보는 것, 실패했을 때 다시 만들어 보는 것, 놀이 규칙을 새롭게 생각해 보는 것, 평범한 물건에 새로운 의미를 붙이는 것.

이런 작은 경험들이 모여 유아의 창의적인 사고가 자라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부모가 아이를 바라볼 때도 “우리 아이는 창의적인가?”라고 평가하기보다 “우리 아이가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인가?”를 함께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유아는 놀이하면서 생각하고, 바꾸고, 다시 시도합니다

유아·놀이중심 교육과정을 이야기할 때 ‘놀이’라는 말을 정말 많이 사용합니다.

그런데 부모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냥 노는 것 아닌가요?”라는 질문을 받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놀이하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면 생각보다 그렇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놀이를 하면서 계속 생각합니다.

블록을 쌓다가 무너지면 왜 무너졌는지 살펴보고 다시 쌓아봅니다. 자동차가 지나갈 길을 만들었는데 길이 너무 좁으면 블록을 옮겨봅니다. 친구가 자신의 놀이에 다른 의견을 내면 서로 이야기하면서 놀이 방법을 바꾸기도 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이가 블록을 가지고 놀고 있는 모습이지만 그 안에서는 여러 가지 생각이 오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유치원에서 아이들의 놀이를 보다 보면 처음 시작했던 놀이와 마지막 놀이의 모습이 전혀 달라져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한 아이가 블록으로 자동차 길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해보겠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길을 만드는 것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자동차가 지나가려면 신호등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고, 신호등을 만들다 보니 경찰관이 필요해집니다. 친구가 경찰관 역할을 맡으면서 교통규칙도 생깁니다.

“빨간불이면 가면 안 돼.”

“여기는 사고가 났으니까 돌아가야 해.”

아이들이 놀이하면서 만든 규칙입니다.

이때 교사가 처음부터 “오늘은 교통기관 놀이를 해보자.”라고 계획한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이 자신들의 관심에 따라 놀이를 이어가면서 자연스럽게 내용이 확장된 것입니다.

2019 개정 누리과정은 이러한 유아의 놀이를 중요하게 바라봅니다. 유아가 놀이를 통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유아의 흥미와 관심을 존중하고, 교사가 유아의 놀이를 관찰하면서 적절하게 지원하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유치원에서 교사가 하는 일도 모든 활동을 미리 정하고 아이들에게 하나씩 알려주는 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아이들이 무엇에 관심을 보이는지 살펴보고, 놀이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관찰하고, 필요한 순간에 자료를 제공하거나 질문을 던져주기도 합니다.

물론 교사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아이들이 놀이를 더 이어갈 수 있도록 필요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친구와 갈등이 생겼을 때 조율해주고, 아이가 관심을 보이는 부분을 함께 살펴보기도 합니다.

가정에서도 이런 방식으로 아이의 놀이를 바라볼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블록을 주면서 “이걸 만들어봐.”라고 완성된 모양을 정해주기보다 아이가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 먼저 지켜보는 것입니다.

아이가 자동차를 만들고 있다면 “자동차를 만들었네.”에서 끝내지 않고 “어디로 가는 자동차야?”라고 물어볼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바다에 가.”라고 대답한다면 그다음에는 자연스럽게 놀이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바다까지 어떻게 가지?”

“배가 필요할까?”

“자동차가 배를 타고 갈 수도 있을까?”

물론 이런 질문을 계속해서 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 혼자 신나게 놀이하고 있다면 그냥 지켜봐 주는 것이 더 좋을 때도 있습니다.

이 부분이 어른에게는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아이와 놀아줘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계속 말을 걸고 무언가를 가르쳐주려고 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스스로 놀이를 만들어 가고 있다면 그 시간을 방해하지 않는 것도 중요한 지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의 놀이를 존중한다는 것은 단순히 아이를 혼자 내버려 두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의 놀이를 자세히 관찰하고, 아이가 무엇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고, 필요한 순간에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이가 놀이하다가 실패하는 순간도 중요합니다.

블록이 무너졌을 때 부모가 바로 다시 만들어 주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안 무너질까?”라고 함께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아이가 다시 시도해 보고 싶어 한다면 기다려주는 것도 좋습니다.

창의성은 한 번에 멋진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라기보다 생각하고, 시도하고, 실패하고, 다시 생각하는 과정 속에서 자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이가 놀이하는 모습을 볼 때 결과만 보고 “잘했다.”라고 평가하기보다 그 과정에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를 관심 있게 바라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독서와 다양한 경험은 아이의 창의적인 생각에 재료가 됩니다

창의성 이야기를 하다 보면 독서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유아 창의성이나 관련 검사 자료들을 살펴볼 때 독서 경험이 중요하게 언급되는 것을 자주 봤습니다.

그런데 책을 많이 읽으면 무조건 창의적인 아이가 되는 것일까요?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독서가 중요한 이유는 책이 아이에게 자신이 직접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세계와 생각의 재료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유아는 자신이 직접 가본 곳이나 직접 경험한 것만 가지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림책을 통해 바닷속을 상상할 수도 있고, 우주에 가볼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공룡을 만나본 적은 없지만 공룡이 사는 세상을 상상해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책을 통해 접한 경험은 나중에 아이의 놀이 속에서 다른 경험과 연결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공룡 그림책을 읽은 경험이 있고, 소방관 놀이를 해본 경험이 있고, 자동차를 좋아하는 아이가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어느 날 아이가 “공룡 소방차 만들자.”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어른이 보기에는 조금 엉뚱한 생각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자신이 알고 있는 여러 가지 경험을 연결해 새로운 놀이를 만들어 낸 것입니다.

창의성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경험이나 지식을 새로운 방식으로 연결해 보는 것도 중요한 과정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독서는 아이에게 생각의 재료를 많이 제공해 줄 수 있습니다.

또한 그림책을 읽으면서 주인공의 마음을 생각해보거나, 이야기의 다음 내용을 예상해보거나, 다른 결말을 상상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다른 방법은 없었을까?”

“그다음에는 무슨 일이 생겼을까?”

이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아이가 책의 내용을 단순히 듣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연결하게 됩니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는 꼭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책을 많이 읽는 것과 책을 많이 ‘경험하는 것’은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하루에 여러 권을 읽더라도 부모가 계속 “누구야?”, “무슨 색이야?”, “토끼가 뭐라고 했지?”처럼 정답만 확인한다면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펼칠 기회는 많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한 권의 책을 읽더라도 아이가 주인공의 마음을 생각하고, 다른 결말을 상상하고,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해 본다면 그 한 권의 책이 아이에게는 훨씬 풍부한 경험이 될 수도 있습니다.

독서뿐만 아니라 다양한 실제 경험도 중요합니다.

산책하면서 발견한 개미를 관찰해 보는 것, 비가 온 뒤 달라진 길의 모습을 살펴보는 것, 시장에서 물건을 직접 골라보는 것, 박물관이나 자연에서 새로운 것을 경험해 보는 것 역시 아이에게 생각의 재료가 됩니다.

유아는 이렇게 보고, 듣고, 만지고, 질문하고,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경험을 넓혀갑니다.

그리고 새로운 경험이 기존의 경험과 만나면 또 다른 생각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책을 많이 읽어주는 것도 좋지만 책에서 얻은 생각을 실제 생활과 연결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림책에서 비가 내리는 장면을 보았다면 실제 비가 오는 날 창밖을 함께 바라볼 수도 있고, 동물 이야기를 읽었다면 산책하면서 주변의 동물을 찾아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책과 생활이 연결되면 아이에게 책은 단순히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경험을 시작하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에게 질문을 했는데 바로 대답하지 않는다고 해서 다시 질문을 이어갈 필요는 없습니다.

잠시 기다려주면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서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너는 어떻게 생각해?”

“다른 방법도 있을까?”

“왜 그렇게 생각했어?”

이런 질문을 통해 아이의 생각을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의 창의성을 키워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특별한 창의성 프로그램이나 교구부터 찾게 되지만, 실제로는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 임용시험을 준비하면서 누리과정 고시문을 볼 때는 ‘창의적인 사람’이라는 인간상이나 ‘호기심과 탐구심을 가지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기른다’는 내용을 시험을 위해 외웠습니다.

그때는 합격을 목표로 공부했지만, 지금은 유치원 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나면서 그 문장의 의미를 조금씩 다르게 생각하게 됩니다.

아이들이 놀이하면서 만들어 내는 엉뚱한 생각, 친구와 새로운 놀이 방법을 찾아가는 모습, 실패한 뒤 다시 시도하는 모습, 책에서 본 이야기를 자신의 놀이와 연결하는 모습.

이런 장면들을 보고 있으면 창의성이라는 것이 특별한 아이에게만 있는 능력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정답을 빨리 알려주는 어른만은 아닐 것입니다.

때로는 “왜 그렇게 생각했어?”라고 물어봐 주고, 때로는 아무 말 없이 아이의 놀이를 지켜봐 주고, 때로는 책을 읽고 난 뒤 “너라면 어떻게 했을 것 같아?”라고 이야기해주는 것.

그런 작은 경험들이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믿고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 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임용시험을 준비하던 시절에는 누리과정의 문장을 외우느라 바빴는데, 시간이 지나 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나고 나니 그 문장이 조금 더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결국 유아의 창의성은 거창한 활동 하나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놀이하고, 책을 읽고, 다양한 경험을 하고, 질문하고, 자기만의 방법으로 다시 시도하는 일상 속에서 조금씩 자라는 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