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다 보면 한동안 정말 많이 듣게 되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왜요?”입니다. 저 역시 아이가 4~5살 무렵 한동안 ‘왜요? 왜요?’를 반복해서 묻던 시기를 지나왔습니다. 지금 6살이 된 아이는 예전보다 조금 달라져 “왜 그런 건데?”라고 생각해보고, 설명을 들으면 “아하, 그래서 이런 거구나.”라고 이해하기도 합니다.
유치원에서도 아이들의 “왜요?”를 자주 만납니다. 이야기 나누기를 하다 보면 순수한 궁금증을 가지고 질문하는 아이들의 눈이 초롱초롱해집니다. 한 아이의 질문을 들은 친구가 또 궁금해하고, 함께 답을 찾아가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유아의 “왜?”라는 질문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질문이 놀이와 탐구로 어떻게 이어지는지, 그리고 부모와 교사는 아이의 궁금증을 어떻게 지원하면 좋을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유아의 “왜?”는 세상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납니다
유아와 생활하다 보면 정말 사소해 보이는 것에도 질문이 이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왜 비가 와요?”
“왜 달은 따라와요?”
“왜 개미는 줄을 지어서 가요?”
“왜 밤에는 어두워요?”
어른에게는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라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아에게는 자신이 경험하는 세상 하나하나가 새롭게 알아가는 대상입니다.
어른에게 당연한 사실도 아이에게는 당연하지 않습니다. 비가 내리는 현상을 보고 이유가 궁금할 수 있고, 밤이 되면 주변이 어두워지는 것을 보면서 낮과 밤의 차이를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산책을 하다가 개미를 발견하면 개미가 어디로 가는지, 왜 여러 마리가 함께 움직이는지 궁금해질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질문은 유아가 주변 세계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경험을 이해해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납니다.
특히 유아기에는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을 그냥 받아들이기보다 ‘왜 그런지’, ‘어떻게 되는지’를 궁금해하며 생각을 확장해 나갑니다. 그래서 아이의 질문을 단순히 지식을 얻기 위한 행동으로만 바라보기보다는 자신이 경험한 것을 이해하려는 과정으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 역시 아이를 키우면서 4~5살 무렵 ‘왜요? 병’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질문을 많이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아이가 질문할 때마다 대답해주는 것이 재미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같은 질문이 계속 이어지면 조금 지치기도 합니다.
“왜?”
“그럼 왜?”
“그건 왜 그런데?”
하나의 질문에 답을 해주면 또 다른 질문이 이어집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어느 순간 “그냥 그런 거야.”라고 말하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기의 질문들은 아이가 자신이 보고 경험하는 것을 하나씩 이해해가는 과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6살이 된 아이는 질문하는 방식도 조금 달라졌습니다.
예전처럼 무조건 “왜요?”라고 반복하기보다는 어떤 상황을 보고 “왜 그런 건데?”라고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제가 설명해주면 “아하, 그래서 이런 거구나.”라고 자신의 방식으로 이해하기도 합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아이의 질문도 성장하면서 조금씩 변화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질문을 하고 답을 듣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새로운 정보를 연결하면서 이해해가는 것입니다.
유치원에서도 이런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이야기 나누기를 하다 보면 교사가 준비한 내용에 대해 아이가 손을 들고 “왜요?”라고 묻습니다.
그 질문이 너무 순수해서 아이를 바라보게 될 때가 있습니다.
아이의 눈을 보면 정말 궁금해서 묻고 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때 교사가 설명을 해주면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다시 질문을 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친구가 그 질문을 듣고 “나도 궁금한데?”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한 아이의 질문이 다른 아이의 궁금증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새롭게 생각해봅니다.
따라서 유아의 “왜?”는 단순히 질문이 많아지는 현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아이가 주변 세계에 관심을 가지고 알아가려는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아이의 질문 하나가 놀이와 탐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유아의 질문은 질문으로 끝나지 않고 새로운 놀이와 탐구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산책을 하던 중 한 아이가 “선생님, 왜 나뭇잎은 떨어져요?”라고 물었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교사가 “가을이 되면 나뭇잎이 떨어지는 거야.”라고 바로 답해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더 궁금해한다면 이야기를 조금 확장할 수 있습니다.
“그럼 모든 나뭇잎이 한꺼번에 떨어질까?”
“이 나뭇잎은 왜 초록색이고 저 나뭇잎은 노란색일까?”
“겨울에는 나무가 어떻게 될까?”
이렇게 질문이 이어지면 아이들은 주변의 나뭇잎을 다시 관찰하게 됩니다.
색깔이 다른 나뭇잎을 모아보기도 하고, 모양을 비교해보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나뭇잎 하나를 보고 시작했던 궁금증이 자연스럽게 관찰과 비교, 탐색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유아·놀이중심 교육과정에서도 유아의 흥미와 관심을 바탕으로 놀이하고 경험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교사가 미리 정해둔 답을 전달하는 것만이 배움은 아닙니다.
유아가 궁금한 것을 발견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직접 살펴보거나 친구와 이야기하면서 알아가는 과정 역시 중요한 배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교실에서는 아이의 질문에 바로 정답을 알려주기보다 때로는 다시 질문을 던져볼 수 있습니다.
“너는 어떻게 생각해?”
“왜 그렇게 생각했어?”
“우리 한번 직접 알아볼까?”
이런 말은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도록 도와줍니다.
예를 들어 물놀이를 하다가 아이가 “이 돌은 물에 뜰까?”라고 묻는다면 교사가 바로 답을 알려주는 대신 “어떻게 될 것 같아?”라고 물어볼 수 있습니다.
아이가 “무거우니까 가라앉을 것 같아요.”라고 이야기했다면 직접 물에 넣어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온다면 또 새로운 질문이 생깁니다.
“왜 무거운데 떴어요?”
이렇게 하나의 질문이 또 다른 궁금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아이가 처음부터 정확한 답을 알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생각을 말해보고 실제 결과를 확인해보는 경험을 하는 것입니다.
유치원에서 아이들과 생활하다 보면 이런 순간을 자주 만납니다.
한 아이가 질문하면 친구가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다른 친구가 또 다른 의견을 냅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해.”
“나는 아닌 것 같은데?”
“우리 해보면 알 수 있잖아.”
아이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탐구가 시작되기도 합니다.
교사가 모든 것을 설명해주는 것보다 아이들이 서로의 생각을 들을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것이 더 의미 있는 순간도 있습니다.
한 아이의 질문이 여러 아이의 생각을 움직이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험은 유아의 사고뿐 아니라 언어적인 경험과도 연결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하고,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다시 자신의 생각을 설명합니다.
친구와 생각이 다를 때에는 왜 다르게 생각하는지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의 질문을 교육적인 기회로 본다면 꼭 별도의 활동을 준비할 필요는 없습니다.
산책 중 발견한 곤충 하나, 비 오는 날 생긴 물웅덩이 하나, 놀이터에서 발견한 작은 돌 하나도 충분히 탐구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는 일상이 곧 배움의 공간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아이와 함께 생활하면서 질문이 나오면 꼭 긴 설명을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됩니다.
간단하게 답해주고 아이가 더 궁금해한다면 함께 찾아보면 됩니다.
“엄마도 궁금한데?”
“우리 한번 찾아볼까?”
이런 말도 충분히 좋은 반응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궁금한 것이 생기면 알아볼 수 있다’는 경험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왜?”에 완벽한 답을 주기보다 함께 생각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것 중 하나는 부모가 아이의 모든 질문에 완벽하게 답해줄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정말 예상하지 못한 질문을 합니다.
어른이 생각하기에는 너무 당연한 것도 물어보고, 때로는 부모도 정확하게 모르는 것을 묻습니다.
그럴 때 꼭 정답을 알고 있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지금 6살 아이와 이야기할 때 “엄마도 잘 모르겠는데? 우리 같이 한번 알아볼까?”라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함께 찾아보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아이가 답을 알게 된 뒤 “아하, 그래서 이런 거구나.”라고 이야기하면 그 모습 자체가 재미있습니다.
예전에는 제가 아이에게 답을 알려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때로는 함께 궁금해하고 함께 알아가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치원에서도 교사가 아이의 모든 질문에 즉시 정답을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물론 안전과 관련된 내용이나 정확한 정보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교사가 올바른 내용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는 상황이라면 조금 기다려줄 수 있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했어?”
“친구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다른 방법도 있을까?”
이런 질문을 통해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말할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아이의 생각이 어른이 기대하는 정답과 다르더라도 무조건 틀렸다고 하지 않는 것입니다.
유아의 생각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집니다.
아이가 “구름이 무거워서 비가 오는 것 같아요.”라고 이야기한다면 먼저 그 생각을 들어볼 수 있습니다.
“구름이 무거워졌다고 생각했구나.”
그런 다음 함께 관찰하거나 책을 찾아보면서 새로운 정보를 알아갈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아이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아이와 책을 읽을 때도 질문을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책을 읽다가 아이가 궁금해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 질문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습니다.
“주인공은 왜 그렇게 했을까?”
“너라면 어떻게 했을 것 같아?”
“다음에는 무슨 일이 생길까?”
이런 대화는 책의 내용을 단순히 듣는 것에서 벗어나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특히 독서는 유아의 생각을 넓히는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이야기를 접하면서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상황을 상상해볼 수도 있고, 등장인물의 마음을 생각해볼 수도 있습니다.
책의 결말을 보고 “나라면 다르게 했을 것 같아.”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책을 몇 권 읽었느냐만이 아니라 책을 읽으면서 어떤 생각을 했고,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가일 수 있습니다.
창의성에 관한 이야기를 살펴볼 때도 독서 경험이 자주 언급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이야기와 상황을 접하고, 그 안에서 자신의 생각을 만들어보고, 다른 가능성을 상상해보는 경험이 아이의 사고를 넓혀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부모가 아이에게 계속 질문을 던질 필요는 없습니다.
책을 읽을 때마다 “왜 그랬을까?”, “어떻게 생각해?”라고 질문하면 오히려 아이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먼저 궁금해하고 질문할 때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가도 충분합니다.
또 부모가 바쁜 상황에서는
“지금은 엄마가 이것부터 하고 이야기해줄게.”
라고 말해도 괜찮습니다.
아이의 질문을 존중한다는 것은 모든 순간에 즉시 대답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궁금한 것을 표현했을 때 그 궁금증을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는 것입니다.
“그것도 몰라?”
“쓸데없는 질문 하지 마.”
라는 반응보다
“궁금했구나.”
“그건 왜 그런 것 같아?”
“우리 같이 알아볼까?”
라고 이야기해주는 것이 아이에게는 훨씬 편안한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4~5살 무렵에는 “왜요?”라는 질문을 수없이 반복하던 아이가 조금씩 자라면서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질문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에는 질문에 대한 답을 들은 뒤 “아하, 그래서 이런 거구나.”라고 이해하기도 합니다.
저는 아이를 키우면서 그 변화가 참 재미있었습니다.
유치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야기 나누기 시간에 아이가 손을 들고 “왜요?”라고 묻는 순간, 아이의 눈에는 정말 순수한 호기심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한 아이의 질문에 다른 친구들이 귀를 기울입니다.
“나도 궁금해.”
“그럼 이건 어떻게 되는 거야?”
이렇게 질문이 이어집니다.
교사는 그 궁금증을 모두 해결해주는 사람이기보다 아이들이 궁금한 것을 함께 탐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유아의 “왜?”는 단순히 말을 많이 하는 시기의 특징으로만 볼 수는 없습니다.
그 안에는 세상을 이해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고, 새로운 것을 알고 싶은 호기심이 있으며, 자신의 생각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왜?”라고 물어볼 때마다 완벽한 답을 준비하려고 애쓰기보다는 때로는 함께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엄마도 궁금한데?”
“우리 한번 알아볼까?”
그 작은 말 한마디가 아이에게는 궁금한 것을 알아가는 즐거운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